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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법칙 : 해답은 본인이 알고 있다
다시 나의 20대인 사회초년병 시절의 이야기다. 나는 당시 짝사랑하던 여인이 있었다. 예쁜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었으나 언제부턴가 급속도로 건강이 나빠지고 있었다. 음식을 먹으면 자꾸 구토를 했고 살이 계속 빠지고 있었다. 그녀는 정말 드라마처럼 급성 백혈병에 걸려 입원을 했고 나는 언제쯤 문병을 갈지 웃으면서 통화를 하기도 했지만 입원을 한지 채 2주도 안되어 하늘나라로 갔다. 당시 나름 처음 겪어보는 가까운 이의 죽음이었다. 그녀의 수첩에 나의 연락처가 적혀있지 않았다면 그 작은 수첩을 그녀의 친구가 발견하지 못했다면 난 그녀의 죽음에 대한 소식조차 들을 수 없었을지도 몰랐다. 그날 나의 삐삐 메시지에 그녀 친구의 음성이 남겨져 있었다. 그녀 죽음을 알리며 그녀의 친구는 흐느끼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절친을 알고 있었다. 물론 얼굴을 본 적은 없었지만 그녀가 제일 많이 언급하던 친구라 생각된다. 그녀의 친구도 나를 알고 있었을까.그녀의 장례식장을 찾아갔을 때 그녀의 영정사진을 봤다. 나에겐 사진 한 장 남겨지지 않았는데 그녀는 그곳에서 웃고 있었다. 현실에도 인터넷을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그녀는 나에게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는 존재가 됐다. 다음날 벽제 화장터까지 따라갔다. 그녀의 하얀 잿가루는 화장장에 위치한 ‘유택동산’이란 언덕에 뿌려졌다. 그 후 나는 가슴이 답답하거나 그녀의 기일인 1월이 되면 매년 그곳에 가곤 했다. 1월이라 언제나 추웠고 날씨가 매서워지면 그녀 생각이 나곤 했다. 참 이상했는데 그 언덕에 멍하니 홀로 서있으면 자연스럽게 그녀와 대화가 가능했다. 그곳도 이제 여러 번 리모델링을 거치며 많이 변했지만 주변 나무에 앉아 있던 새소리 등은 변함없이 재잘거리고 있었다.“오랜만이네. 어떻게 지냈어?”“응 오랜만이야. 하늘에서 날 계속 지켜본 거 아니야? 다 알 거 아니야”“하하. 나도 여기서 바빠. 여기서 만나는 고마운 사람도 많고 이렇게 새들이랑 꽃들과도 대화해야 하고”“바쁘구나. 이제 우리도 서로를 서서히 기억 못 하게 되겠지?”“오늘 왜 이래, 다시 센치해졌네, 무슨 일 있어?”그때는 항상 뭔가 가슴이 답답했던 것도 같다. 뭔가 약해 보이고 나 자신이 한심스러울 때도 많았던 것 같다. 언제나 중요한 선택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이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도 또 어떤 결론을 내려야 할지 몰랐던 것 같다. 차마 말을 못 했지만 나의 마음속에 한가득 있던 커다란 고민의 덩어리를 눈치챘을지도.“뭘 그렇게 고민해. 지나고 보면 별 것 아니겠구먼. 재미있어? 재밌을 것 같아? 그럼 된 거잖아!”그녀는 언제나 나에게 해답을 준 것 같다. 그곳에 있으면 그녀 특유의 억양과 말투가 느껴졌다. 그녀는 언제나 쿨했다. 그리고 항상 나에게 ‘재미있는지’를 물었다. 나는 그때마다 내가 잊고 있었던 그 ‘재미’에 대해 떠올리곤 하였다. 마음속에 한가득 갖고 간 큰 바위 같은 고민은 그 ‘재미’라는 관념에 산산조각이 났다. 모든 문제는 재미있냐 없냐로만 생각하면 됐다. 실제로 그녀가 하늘나라에서 대답을 해줬는지 지금도 모르겠다. 그냥 그곳에 하염없이 서있으면 대화가 가능했다. 그녀의 대답이었는지 아니면 잊혔던 나의 가슴속에 가라앉었던 나의 해답이었는지 나도 모르겠다.“이제 자주 오지는 못 할 것 같아. 사랑하는 가족이 생겼고 곧 아이가 태어날 것도 같아. 예전처럼 당신을 생각하지는 못 할 것 같은데 이해해 줄 수 있지? 각자 자리에서 생활하다가 우린 곧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겠지. 그때까지 잘 지내”
제1법칙 : 신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사회 초년생 시절. 나는 벤처기업에서 공공기관이나 민간업체의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이때는 간절히 바라면 이루지 못할 일은 없다고 믿었다. 실제로 각종 경쟁 PT, 경쟁입찰 등 나는 내가 꼭 이루고 싶은 일에서 한 번도 미끄러진 적이 없었다. 오히려 승승장구했다. 그 후 몇 년이 지났다. 그때도 그랬던 것 같다. 나는 저 일을 꼭 수주하고 싶었다. 그 회사는 중견 무역회사였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전화나 팩스 등 수작업으로 업무를 진행했는데 이제는 인터넷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싶다고 했다. 업무의 난이도가 높지는 않았지만 상품의 종류가 다양했고 실제 자금의 입출금을 확인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부분도 존재했다. 당시 다니던 회사가 어렵기도 했는데 수주한다면 회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당연히 나의 승리가 될 줄 알았는데 그만 최종 선정에서 탈락했다. 순간 어지러울 정도의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상대방 회사에서 저가로 밀고 들어와 수주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나는 신-나는 당시 별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을 원망했던 것 같다.“하늘이시여, 진정 이렇게 최선을 다하고 간절히 바라도 안 되는 일이 있는 건지요?”그리고 얼마간 시간이 지났다. 그 날은 어려운 회사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아 무작정 길을 걸었다. 걷다가 우연히 상대방 경쟁 회사의 담당자를 만나게 되었다. 나는 그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고 안부를 물었다. 그의 얼굴은 까맣고 긴 한숨이 배어 있었다. 그는 내게 그 프로젝트를 수주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프로젝트 범위가 매우 넓어 그 비용으론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오히려 나에게 그때 수주하지 않은 것이 행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는 비아냥이나 가식적인 면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깊은 빡침과 나에 대한 부러움이 느껴졌다. 그리고 혼자 되뇌었던 것 같다.“하늘이시여, 당신은 내가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게끔 나를 희망의 세계로 인도하신 건가요? 당신은 진정 저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선견지명으로 그 거대한 위험으로부터 저를 구원해 주신 건가요?”몇일만에 신에 대한 나의 태도가 이렇게 극과 극으로 바뀌다니 한편으론 내가 한심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 참으로 우스운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내가 처음부터 이런 태도를 취하고 냉정하게 대처했다면 타격감에 휘청이지도 답답한 마음에 길거리를 헤매지도 그리고 술이나 담배에 의존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신은 언제나 내가 잘 성장하게끔 때로는 시련을 때로는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도록 언제나 생각해 주시고 있는 것은 아닐지”모든 선택과 결과의 상황에서 나의 미래는 밝고 신은 언제나 나의 편이라고 생각한다면 실망할 일도 기뻐하고 자만할 일도 없을 것이란 생각. 언제나 자신을 이렇게 세뇌시킨다면 스스로를 자책하며 아파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이것이 세뇌의 제1 법칙이다.
[세뇌의 기술 1화] 당신도 멘탈甲이 될 수 있다
최근들어 인간의 몸과 마음은 더욱더 나약해지고 병들어 가고 있음을 느낀다. 풍부한 먹거리에 우리의 몸은 과다 영양으로 신음하고 있다. 기술의 급격한 발달로 인하여 인간성 상실, 물질 만능주의 그리고 과격한 경쟁에 마음이 점점 병들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날카롭고 차디 찬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인지. 태풍 같은 외부 시련에 방향성을 잃지 않고 나아가는 자신만의 노하우는 무엇인지 궁금했다. 나도 이러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번번이 쓰러지지 않고 한 발 한 발 앞으로 전진했던 나만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었다.나는 심리 전문가는 아니다. 그 흔한 심리학 책 한 번 읽어보지 않았다. 너무 이론적인 얘기를 읽으면 바로 싫증이 나기도 했다. 크게 성공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나는 그냥 ‘멘탈 부여잡기’가 취미이자 특기였다. 멘탈 부여잡기의 핵심은 강함이 아니라 유연함이라고 생각한다. 강하면 꺾이기 쉽다. 오뚝이처럼 벌떡벌떡 일어날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병원을 멀리했던 것 같다. 크게 아프거나 입원을 했던 적도 한 번 없었다. 아주 튼튼하거나 건강하지도 않은데 말이다. 오래전 치과를 가서 처음으로 스케일링을 받았는데 처음 느껴보는 고통이 느껴졌다. 나중에 입속 가득 고여있는 이물질을 뱉었을 때 많은 피가 섞여 나왔다. 그런 것에 비하면 나의 고통은 그리 크지 않았었다. 나에겐 고통을 승화시키는 나만의 스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나는 당시 고통을 즐거움으로 승화시킬 무엇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건 바로 내가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 파라솔에 파란 하늘을 보며 누워있는 상상이었다. 그 해변에서 차갑고 청량한 하와이안 맥주 한 모금을 쭉 들이키는 상상까지 했다. 당시 가장 즐거운 생각을 해보기로 했는데 그때 떠오른 것이 바로 하와이였다. 치과의 창문을 통해 볕이 내 얼굴을 간지럽혔다. 여긴 하와이다. 고통보다 더 한 꿈의 세계로 나아가 갔다. 내 입속에 치료를 위한 물과 액체를 빨아드리는 호스가 시끄러웠지만 내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빨리 치료가 끝난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그때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인생에서 고통스러운 순간에 가장 행복한 생각을 한다면 이 고통도 느껴지지 않을 수 있을까. 인생의 모든 순간을 다른 무엇으로 세뇌시킨다면 그 인생은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나는 나를 끝임없이 세뇌시키기로 했다. 세뇌란 부정적인 단어가 아닌 어쩌면 우리를 구원할 새로운 뜻으로 쓰여야 하지 않을지. 나에게 체면을 걸듯 내가 살아가면서 되뇌이는 몇 가지 원칙을 정리해 봤다.지금 이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필자 본인이 연재하던 <브런치> 글을 제 편집해서 추가적으로 연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