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여행 필수코스: 포도밭 뷰에서 즐기는 오스트리아 전통 '올해의 와인' 호이리게(Heuriger)와 푸짐한 뷔페!
오스트리아 와인이라고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대부분은 상쾌한 산미와 톡 쏘는 후추 향이 매력적인 '그뤼너 펠트리너(Grüner Veltliner)'를 떠올릴 것입니다. 물론 그뤼너 펠트리너는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훌륭한 와인이지만, 오스트리아 와인의 세계는 그보다 훨씬 더 다채롭고 놀라운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오늘은 와인 교육자로서, 많은 분들이 잘 알지 못했던 오스트리아 와인의 숨겨진 매력 5가지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 글을 통해 당신의 와인 지도가 한층 더 넓어지기를 바랍니다.
세계 유일의 '와인 수도', 비엔나
전 세계 수많은 수도 중에 도시 경계 내에서 상당한 규모의 상업적 포도밭을 보유한 곳이 있을까요? 정답은 바로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입니다. 비엔나는 무려 580헥타르(약 175만 평)에 달하는 포도밭을 품고 있는 세계 유일의 '와인 수도'입니다.
이곳의 와인은 단순한 관광 상품이 아닙니다. 비엔나는 '비너 게미슈터 자츠 DAC(Wiener Gemischter Satz DAC)'라는 독특한 와인으로 유명합니다. 이는 여러 포도 품종을 한 포도밭에 함께 심고, 동시에 수확하여 양조하는 전통적인 '필드 블렌드' 와인으로, 복합적이면서도 조화로운 맛을 자랑합니다.
비엔나 와인 문화를 이야기할 때 '호이리게(Heurige)'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호이리게는 와인 생산자가 직접 만든 와인을 판매하는 선술집을 의미하며, 비엔나 사람들의 삶에 깊숙이 자리 잡은 소중한 문화입니다. 입구 위에 걸린 나뭇가지나 화환은 호이리게가 열렸다는 것을 알리는 정겨운 신호입니다.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2019년에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이 독특한 문화는 1784년 요제프 2세 황제가 내린 칙령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개인은 자신이 직접 생산한 식료품, 와인, 사이다를 연중 어느 때나, 자신이 원하는 가격에 판매하거나 제공할 수 있는 특권을 갖는다."
작은 거인, 양보다 질로 승부하다
오스트리아는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의 단 1%만을 차지하는 작은 생산국입니다. 이러한 소규모 생산 구조는 자연스럽게 대량 생산보다는 품질에 집중하는 장인 정신으로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오스트리아에는 약 4,000개의 소규모 와이너리(estate bottlers)가 저마다의 철학으로 고품질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양보다 질' 전략은 세계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와인은 특히 높은 가격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2021년에는 와인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2억 1,700만 유로를 돌파하며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는 오스트리아 와인의 뛰어난 품질과 가치를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한 미국 와인 전문가의 평가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뤼너 펠트리너는 고급 와인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가치를 지닌다. 더 많은 돈을 쓸수록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
스캔들을 딛고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 관리 국가로
오늘날 오스트리아 와인이 누리는 높은 신뢰는 사실 뼈아픈 과거를 극복한 결과입니다. 1985년, 일부 와인에서 부동액의 원료인 다이에틸렌글리콜이 검출된 '와인 스캔들'이 터지면서 오스트리아 와인 산업은 뿌리째 흔들렸습니다. 이 사건으로 국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고, 와인 수출은 거의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와인 법규를 도입하고, 생산의 모든 단계에서 철저한 검사를 의무화했습니다. 또한, 1986년에는 오스트리아 와인 마케팅 위원회(AWMB)를 설립하여 국가적인 차원에서 품질 이미지를 강화하고 판매를 촉진하는 데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스캔들이라는 최악의 위기는 역설적으로 오스트리아를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 관리 시스템을 갖춘 신뢰의 아이콘으로 거듭나게 한 전화위복이 된 셈입니다.
상상 이상의 다양성, 그뤼너 펠트리너를 넘어서
오스트리아 와인이 그뤼너 펠트리너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스트리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훨씬 다채로운 와인을 생산하는 국가입니다.
- 우아한 레드 와인: 오스트리아는 서늘한 기후의 영향으로 우아하고 신선한 스타일의 레드 와인 강국이기도 합니다. 토착 품종인 츠바이겔트(Zweigelt), 블라우프랜키쉬(Blaufränkisch), 장크트 라우렌트(Sankt Laurent)로 만든 와인들은 섬세한 과일 향과 매력적인 산미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 세계 최고 수준의 스위트 와인: 오스트리아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스위트 와인 생산국입니다. 특히 노이죄들 호수(Lake Neusiedl) 주변 지역은 높은 습도와 가을 안개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미기후 덕분에 '귀부병(noble rot, Botrytis cinerea)'이 발생하기 좋은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귀부병 곰팡이가 포도의 당분을 농축시켜 베렌아우스레제(Beerenauslese),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Trockenbeerenauslese), 아이스바인(Eiswein)과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스위트 와인을 탄생시킵니다. 심지어 스위트 와인만을 위한 세계적으로 드문 DAC인 '루스터 아우스브루흐 DAC(Ruster Ausbruch DAC)'가 존재할 정도로 이 분야에 대한 자부심과 전문성이 대단합니다.
- 전통 있는 스파클링 와인, 젝트(Sekt): 1842년부터 생산 역사를 이어온 오스트리아의 스파클링 와인 '젝트'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오늘날 젝트는 '젝트 오스트리아(Sekt Austria)'라는 보호 원산지 명칭(PDO) 아래 젝트 오스트리아(Sekt Austria), 젝트 오스트리아 레제르베(Sekt Austria Reserve), 젝트 오스트리아 그로세 레제르베(Sekt Austria Große Reserve)의 세 가지 품질 등급으로 엄격하게 관리되며 높은 수준을 자랑합니다.
당신의 다음 오스트리아 와인은?
지금까지 우리는 오스트리아 와인에 대한 몇 가지 놀라운 사실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세계 유일의 와인 수도 비엔나의 독특한 문화부터, 작은 생산량에도 불구하고 품질로 세계를 놀라게 한 저력, 뼈아픈 스캔들을 극복하고 구축한 철저한 품질 관리 시스템, 그리고 그뤼너 펠트리너를 넘어선 레드, 스위트, 스파클링 와인의 다채로운 매력까지.
이제 오스트리아 와인을 바라보는 당신의 시선도 조금은 달라졌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음에 오스트리아 와인을 만난다면, 어떤 새로운 매력을 발견해 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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