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흑돼지라는 이데올로기를 버리면 다른 제주가 펼쳐진다

by탐험대장
2026년 3월 1일

제주 흑돼지가 맛있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제주 분들이 흑돼지를 먹는 경우를 나는 잘 보지 못했다. 아마도 제주 어느 마트에 가서 각종 돼지고기의 부위를 사다가 집에서 구워 먹어도 그 맛이 일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가격적으로도 충분히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


물론 흑돼지 가격은 흑돼지만의 가치는 아닐 것이다. 가게의 임대료와 인건비 그리고 각종 맛있는 밑반찬까지의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말. 바다를 보는 풍경, 고소한 멜 젓 그리고 함께한 사람들의 양념까지. 흑돼지는 흑돼지만의 가치가 있다. 


그런데 내가 판단하기에 흑돼지 맛집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간단하게 검색만 해봐도 리스트가 뜰 것이고 해당 집의 인테리어, 뷰, 메뉴 사진까지 넘친다. 그리고 집마다의 차별성도 커 보이지 않는다. 제주에서 가장 웨이팅이 많은 브랜드 가게도 전국적인 체인이 생기면서 기다림의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해당 가게를 따라 하거나 경쟁하는 다양한 가게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쪽 우리 동네는 바다가 바로 보이진 않기에 넓은 마당을 가지고 배드민턴은 물론 트램펄린까지 갖춘 잔디가 깔린 식당에서 맛보는 즉석구이는 특별했다.


발리가든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신정로 216


또 한 곳을 추가한다면 동네에서 아주 오래된 '명리동식당'이라 하겠다. 동네 주민이 강추한 집으로 '짜투리' 고기가 유명한 곳이라고. 굳이 비싼 목살이나 삽겹살 부위가 아니더라도 이들과 버금가는, 어쩌면 더 맛있었던 부위를 맛 볼 수 있는 곳은 아닐지. 수십년간 한 자리에서 로컬 주민들의 맛집으로 자리잡은 곳. 짜투리 고기와 함께 김치찌게는 이 집만의 시그니처라 할 만 하다.

명리동식당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녹차분재로 498


하지만 꼭 흑돼지를 먹어야 한다는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난다면 더욱 다양한 음식을 경험할 수 있다. 도민 맛집이란 곳이 있다. 여행객들은 잘 모르는 그래서 관광지 음식 가격보다는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인데. 이곳도 소위 도민 맛집이라는 수입 소고기를 파는 집이다.


제주까지 가서 수입 쇠고기를 먹고 와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그건 당신의 취향의 문제라고 답하고 싶다. 모슬포에 오래된 노포 같은 숯불구이 집. 수입 쇠고기지만 신선하고 저렴한 고기 러버라면 도전해 볼만하다. 숯은 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자신을 불태우고 이 집은 차돌박이와 양념갈비가 일품이다. 양도 푸짐하여 모둠 대자를 주면하면 성인 3명이 먹을 수도 있는 양이다. 기본 서비스로 나가는 육회도 달작 하지만 입맛을 돋우기는 부족하지 않다.


모슬포명가숯불화로구이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로289번길 16-7 모슬포명가숯불화로구이


2차로는 로컬 치킨은 어떨지. 숯불구이 집을 나와 배부른 배를 부여잡고 슬슬 걸어가다 보면 발견할 수 있는 옛날 통닭집이다. 가격도 저렴하여 내가 방문했을 때는 가게 가득 근방 군인들로 가득 찼었다. 통닭은 물론 떡볶이에 어묵까지 시골에서만 맛볼 수 있는 포스를 경험할 수 있다. 여유가 있는 여행객이라면 흑돼지와 함께 숨겨진 다양한 육류의 향연을 즐기길 빈다.

남촌옛날통닭 모슬포점: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신영로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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